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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브랜드 B

‘세계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라는 찬사를 받는 올버즈(Allbirds)

by 7★★★★★★★ 2020. 4. 16.

‘애플’은 전 세계에서 혁신적인 기업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회사입니다. 각 분야의 여러 회사들에게 OO계의 애플이라는 말은 해당 회사에게는 찬사에 가까운 표현이죠. 여기 ‘운동화의 애플’로 불리는 회사가 있습니다. 운동화 하나로 실리콘밸리를 장악하고 유니콘 기업이 된 ‘올버즈(Allbirds); 입니다.

 

올버즈 매장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전설적인 벤처 투자가 벤 호로비츠 등 실리콘밸리의 아이콘과 같은 사람들도 올버즈의 팬으로 유명합니다. 아이콘이 알아본 브랜드는 이내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2016년 처음 운동화를 팔기 시작한지 2년 만의 일입니다. 올버즈는 어떻게 운동화 하나로 실리콘밸리를 장악한 것일까요?

 

올버즈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돼 2016년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The World's most comfortable shoes)"이라는 슬로건으로 운동화를 처음 출시했습니다. 첫 운동화가 출시된 지 2년 만에 100만 켤레를 판매하는 쾌거를 이뤘는데, 특히 올버즈는 실리콘밸리 CEO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멘로파크에서 열린 벤처캐피털 행사장에 모인 1000명의 기업가와 투자자 중 올버즈를 신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고 보도하면서 '실리콘밸리가 선택한 신발'이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뉴욕, 보스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 진출한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도 소재를 혁신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슬로건은 올버즈가 스스로를 자칭하는 말이었지만, 실제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로 인정받으며 실리콘밸리 사람들 사이에서 유니폼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기라성같은 운동화 브랜드들 사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라는 슬로건의 무게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왕관을 쓴 자가 그 무게를 견디듯, 올버즈는 수식어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며 '신발계의 애플'이라는 또 다른 별명마저 얻었습니다.

 

올버즈를 탄생시킨 팀 브라운(Tim Brown)은 뉴질랜드 축구팀 피닉스와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입니다. 선수 시절 여러 브랜드 운동화를 경험하면서 "왜 운동화는 발전이 없나,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운동화는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졌고 은퇴 후 런던 정경대(LSE)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올버즈에 대한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014년 팀이 킥 스타터 캠페인(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을 통해 12만 달러(약 1억4000만원)를 모집해 사업에 나서려던 중 부인의 소개로 친환경 소재 전문가였던 조이 윌링거(Joey Zwillinger)와 손을 잡게 됩니다. 두 창업자는 운동화를 개발하며 세 가지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편안하고 단순하며 친환경 소재로 운동화를 만드는 것.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킨 운동화를 만들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올버즈 두 창업자

 

올버즈는 편한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 양털로 운동화를 만들었습니다 올버즈는 양털 중에서도 '메리노 울(Merino wool)'을 사용하는데, 메리노 울은 보온성은 물론 통기성도 좋습니다. 메리노 울은 온도에 따라 반응하는 활성 섬유로 더울 때는 시원하고, 추울 때는 따뜻하게 해 주어 사시사철 땀과 냄새를 줄이는데 탁월합니다. 메리노 울의 이런 특성 때문에 아웃도어 의류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었지만, 그 동안은 아무도 매일 신는 운동화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올버즈의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Tim Brown)은 이런 주목할 만한 소재가 신발에 사용되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운동화를 만들기 위한 메리노 울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리노 울로 운동화를 만든다는 신선한 발상에 더해, 자연 상태의 메리노 울을 신발을 만들기에 적합한 소재로 업그레이드합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메리노 울을 사용해 메리노 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강한 내구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직물을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양말을 신지 않고 신어도 발을 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피부에 닿는 모질이 부드러워 촉감이 좋습니다. 게다가 세탁기에 넣고 돌려도 변형없이 신을 수 있어 착용할 때 뿐만 아니라 관리까지 편한 운동화를 만들었습니다.

 

올버즈는 소재를 혁신하는 데 있어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올버즈가 메리노 울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양털이 합성섬유보다 섬유 가공 과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량이 60% 정도 적기 때문입니다. 올버즈는 운동화 몸체뿐만 아니라 운동화의 다른 요소를 제작할 때에도 소재를 개발해 환경을 배려합니다. 보통 운동화의 밑창은 가볍고 가공이 쉬운 화학소재로 만드는데, 올버즈는 가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사탕수수를 가공해 밑창을 만듭니다. 신발끈은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녹여 만들고, 신발 상자조차 이미 사용된 판지를 재활용합니다. 소재 혁신의 결과가 제품의 품질을 넘어 제품의 사회적 가치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구매하는 것은 '훌륭한 제품'이다."

 

 

 
올버즈의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Tim Brown)의 생각입니다. '친환경'이 제품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올버즈는 친환경적인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데에 방점을 둡니다. 친환경을 위해 제품의 품질력을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제품의 품질력을 향상시키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버즈는 친환경의 가치만을 내세우는 대신, 제품에 적용된 친환경적인 혁신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떤 개선을 이끌어 내었는지를 알립니다.

 

올버즈가 실리콘밸리의 선택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심플한 디자인에 실용적인 기능과 편안함 그리고 친환경의 장점까지 갖춘 올버즈의 운동화는 업무 특성상 실용적인 패션을 선호하는 실리콘밸리 CEO들에게 안성맞춤이었던 것 입니다.

 

올버즈 운동화

 

참고로 올버즈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양모를 가공한 뒤 한국 공장으로 옮겨져 완성되는데, 올버즈가 운동화를 개발 중이던 2015년, 두 창업자가 한국에 방문해 빠른 속도와 정교한 기술로 신발을 제작하는 한국 제조업체 ‘노바인터내쇼널’를 보고 계약을 체결하고 지금까지 부산에서 생산 중 입니다.

 

 

1994년 설립된 노바인터내쇼널은 러닝화와 등산화 등을 생산하는 신발 전문 제조기업입니다. 올버즈의 성공은 노바인터내쇼널의 수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2016년 117만달러(약 13억원)였던 노바인터내쇼널 수출액은 지난해 1158만달러(약 128억원), 올해 2811만달러(약 312억원)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3년 만에 수출액이 24배 급증한 것 입니다. 노바인터내쇼널도 올버즈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액을 재료로 한 신발 겉창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적인 신발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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