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JTBC의 금토드라마 ‘이태원클라쓰’가 끝났습니다. 전 드라마 시작 전 몇 년전에 드라마 원작인 ‘이태원클라쓰’ 웹툰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그래서 드라마 시작 전부터 무척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봤던 드라마 였습니다.
드라마는 초반에 웹툰과 싱크로율이 높은 박새로우(박서준), 조이서(김다미)와 함께 흥미롭게 빠른 전개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10회 이후부터 뭔가 늘어지는가 싶더니 특히 13~16회까지는 무척 늘어지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많이 사게 되었습니다. 무릎성애자까지 탄생 시켰지요~^^;
뭔가 웹툰 상의 많은 스토리를 16부작 안에서 마무리 하려다 보니, 초반에는 웹툰에 최대한 충실하게 표현을 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빠르게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과 그와 반대로 늘어지는 스토리가 연출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JTBC ‘이태원클라쓰’는 용두사미 드라마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어집니다. 이태원클라쓰 처럼 제가 무척 좋아하면서 마지막회까지 본 드라마이지만 역시 용두사미 드라마로 저에게 각인되어 있는 두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특히 두 드라마 모두 송재정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두 작품 이름은 ‘W’와 ‘알함브라의 궁전’ 입니다. 전 두 작품 모두 초반에는 열광하며 보다가,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의리로 마지막회까지 본 작품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송재정 작가님은 초반에는 신선한 소재로 정말 매력적으로 스토리를 만드시는데, 너무 신선한 소재다 보니 중간을 넘어가면 마무리를 잘 못 하시는 듯 한데요. 다음 드라마에서는 작가님의 장기인 신선한 소재로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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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는 드라마에선 보기 드문 소재를 가져왔었습니다. 창조주에 도전하는 피조물의 이야기로, 현실과 웹툰 ‘W’ 속 세계를 오가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자유의지·맥락·설정값·변수 등 치밀하게 짜인 설정은 긴장감을 더했구요.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강철(이종석 분)이나 사랑스러운 오연주(한효주 분) 모두 배우와 꼭 들어맞는 캐릭터로 사랑 받았습니다. 특히 명석한 두뇌, 강직한 심성, 넘쳐나는 부까지 비현실적인 ‘설정값’을 지닌 강철은 웹툰 속 인물이기에 가능한 캐릭터였죠.
하지만 드라마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선함은 독 아닌 독이 됐다.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지만, 전환점을 돌면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줬습니다. 예상이 불가능한 전개는 흥미로웠으나, 사건이 벌어진 후 대사로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하면서 불필요한 대사들이 긴장감을 떨어뜨렸죠. 드라마 속 ‘맥락’은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자는 설득시키지 못한 맥락이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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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제 기억속의 대표적인 용두사미 드라미인 ‘알람브라의 궁전’의 첫 번째 실패는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온 현실과 게임의 중첩이 어째서 벌어지게 됐는가가 잘 납득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드라마가 초중반까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던 건 갑자기 게임이 현실이 되어버리고, 게임에서 죽은 차형석(박훈)이 사이버 좀비가 되어 계속 유진우(현빈)를 공격해온다는 ‘놀라운 상상력’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게임을 만든 사라져버린 정희주의 동생 정세주(찬열)를 찾기 위해 유진우가 게임에 빠져들고, 그렇게 레벨을 높여 결국 그를 만날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되는 과정까지도 흥미진진했었습니다. 매가 전해준 퀘스트를 깨기 위해 그라나다로 날아가 알함브라 궁전에서 던전에 들어가는 대목도 그랬다.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동맹을 맺었던 비서 서정훈(민진웅)이 나타나 그를 돕고, 그를 위협해오는 차병준(김의성)에게 동맹을 맺음으로써 유진우와 그가 공동운명체가 된다는 이야기도 시청자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 열광은 최초의 버그가 생겨나는 대목에서부터 조금씩 꺾이기 시작했다. 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엠마(박신혜)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의 현실 동생 정세주(찬열)가 칼에 찔리는 그 순간 버그가 생겼다는 것. 이것은 드라마가 일방적으로 만들어놓은 상황설정이지 납득할만한 설명은 아니었습니다.
드라마가 답변으로 내놓은 건 막연하게 ‘버그’라는 것뿐이었다. 버그라면 어떤 버그인지, 그 버그가 왜 생겨나게 되는 것인지 판타지 드라마라도 드라마 내적인 논리는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설정은 후반부에 갑자기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건 마치 상황정리를 위해 ‘그건 마법이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맥빠지게 내놓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초반부에 복선처럼 깔아뒀어야 가능한 설정인데, 그러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니 어째서 현실과 게임이 중첩되는가에 대한 논리를 제대로 만들어놓지 못한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궁색해지며, 제 기억속의 No.1 용두사미 드라마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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