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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그재그 인수를 통해 알 수 있는 카카오커머스의 방향성

by 7★★★★★★★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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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한다고해서 화제입니다. 카카오는 최근 화제가 된 이베이코리아(옥션, G마켓)의 투자설명서를 받고 인수 타당성을 검토한 바 있지만, 결국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랬던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가 아닌 1조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지그재그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 입니다.

 

 

카카오가 쇼핑앱 지그재그를 품에 안으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3사가 모두 패션을 품게 됐습니다. 패션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카카오는 지그재그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단숨에 1등 쇼핑 콘텐츠를 손에 쥐게 된 것 입니다.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한 이유


그간 카카오는 선물하기와 쇼핑하기, 카카오 메이커스, 카카오 프렌즈, 쇼핑라이브 등 전자상거래 역량을 확대하면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면세점, 편의점, 백화점, 명품 브랜드 등 다양한 채널과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또한 카카오는 더보기 탭에 위치한 ‘카카오쇼핑’을 카카오톡 내 4번째 탭으로 추가하며 쇼핑 커머스를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습니다. 또 쇼핑 기능을 통해 개개인의 쇼핑 경험이나 취향 등을 반영한 개인화 추천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본격적으로 쇼핑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오기도 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카카오는 지그재그의 인수도 뒤따랐다는 것이 중론인데, 이커머스 경쟁사인 쿠팡, 네이버와는 방향이 다른점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물류 배송이나 대규모 세일즈로 부딪히는 것보다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서비스처럼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로 패션을 풀어내어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전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지그재그와도 결이 맞는데, 실제로 지그재그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맞춤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카카오는 다양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갖추고 있지만 네이버나 쿠팡에 비해 커머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M&A를 통해 카카오의 커머스 기능과 지그재그의 콘텐츠, 데이터가 시너지를 내 국내 톱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우뚝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사 네이버와 쿠팡의 행보

 

 

반면 카카오의 대항마 네이버와 쿠팡은 패션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루트를 짜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1위를 차지한 네이버는 판매자 역량 강화를 통해 유저 트래픽을 늘리고 있는데요.

 

스마트스토어와 물류 풀필먼트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스토어 구축 및 상품, 주문 관리 외에 정산이나 마케팅, 물류까지 판매자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올해 거래액 목표를 작년보다 50% 이상 많은 25조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수도 현재 42만개에서 100만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또한 다양한 인수 작업을 펼치고 물류 풀필먼트까지 설립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스페인 최대 리셀 커머스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한 바 있고, 물류의 경우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상품들에 대한 익일배송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콘텐츠적으로나 물류 배송 시스템은 국내에서 쿠팡이 단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상황인데요. 쿠팡은 최근 패션 신사업 분야를 키우면서 씨애비뉴나 디자이너숍, 자체 제작 브랜드로 점점 패션 카테고리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로켓배송과 제트배송 시스템을 바탕으로 직매입으로 전개해 차별점을 두고 있기도 합니다.


카카오커머스의 방향

 

카카오의 커머스 확장 전략은 앞에서 본 이커머스 플랫폼의 양강으로 꼽히는 네이버, 쿠팡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거래액으로 대표되는 규모 중심의 커머스 경쟁은 카카오에게 있어선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카카오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균형 있게 가져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지그재그라는 매물은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그재그와 이베이코리아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에 특화한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거래액 기준으로 국내 1위 업체이기도 합니다. 2020년 기준 지그재그 플랫폼 안에서 발생한 거래액은 7500억원 규모이고, 2019년 거래액(6000억원) 대비 약 25% 성장했습니다.

 

국내 거래액 1위로 꼽히는 패션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은 ‘무신사’입니다. 이곳은 남성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유니섹스 패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여성 사용자 비중도 45%(2020년 7월 기준) 정도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1조2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2019년 거래액(9000억원) 대비 33% 성장했죠. 무신사가 지난달 약 13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이니 지그재그의 기업 가치로 거론되는 ‘1조원’이 적정한지 예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 패션을 특화하고자 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게 있어서는 지그재그의 인수 ‘가성비’가 카카오가 봤을 때 이베이코리아보다는 좋아 보인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또한 함께 주목할 부분은 지그재그가 이베이코리아처럼 ‘이익’을 남기는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지그재그는 2019년 기준 293억3228만원 매출, 30.6%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 89억8499만원)을 기록한 돈을 버는 플랫폼입니다.

 

 

지그재그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이유는 많은 비용을 수반하는 직매입 유통이나 물류 비즈니스를 직접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그재그는 4000여개의 입점 쇼핑몰에게 온라인 공간을 빌려주고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합니다. 물류와 판매는 입점 쇼핑몰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지그재그가 수행하지 않습니다. 고정 자산 투자(aka. 물류)가 많은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익을 만들기가 비교적 쉽죠. 이는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베이코리아에서도 보이는 구조입니다.

 

지그재그의 핵심 수익모델은 ‘광고’입니다. 판매건당 부가하는 수수료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합니다. 하지만 지그재그의 광고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좋은 자리(구좌)에 노출해주고 돈을 받는 형태의 광고는 아닙니다.

 

 

지그재그는 ‘개인화 추천 기술’을 광고에 적용했다고 합니다. 입점한 4000여개 패션 쇼핑몰과 그 컨셉을 소구하는 소비자를 개인화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연결해주는 광고 모델이 지그재그의 핵심 역량인 것이죠. 그러니까 지그재그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서로 다른 상품이 노출되는 것입니다.

 

카카오와 지그재그 시너지 예상 효과

 

카카오커머스가 경쟁사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차별적 경쟁우위란 ‘카카오톡’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입니다. 카카오커머스는 국내 MAU 4598만명(2020년 4분기 기준)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커머스 시장의 마중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입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한 고객들과의 ‘관계’를 지향합니다. 카카오톡으로 유입되는 고객 특성상 특별한 목적을 띠지 않고 유입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카카오커머스는 이런 고객들의 관심에 부합하는 직관적인 상품과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카카오는 내부에서 그들의 사업 방향을 ‘관계지향적 커머스’라 표현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서 노출해주는 ‘개인화 추천’ 기술이 중요한데, 지그재그의 핵심역량인 ‘개인화 추천’과 맞물리는 부분입니다.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인수함으로 카카오스타일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운영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그재그가 보유한 중저가 패션 브랜드의 판매 데이터도 카카오가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일부 중복은 존재하겠지만 지그재그에 입점한 4000여개의 쇼핑몰 사업자가 매일매일 올리는 1만여개의 상품 구색 DB가 카카오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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