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저성장의 늪 속에서 일본의 기업들이 혹독한 침체기를 보내던 시기. 2017년 기준 ‘30년 연속 매출 및 이익 증가’를 달성해 일본의 4,000여 상장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기업이 있다. 특히 ‘잃어버린 20년’의 마지막 10년인 2001년~2011년 에는 무려 623% 성장(매출액 기준)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냈다. 일본에서는 저성장 파고를 이겨낸 대표적 불사조 기업으로 꼽는 기업 ‘니토리’다.
니토리 홀딩스 회장 니토리 아키오는 학생 때는 낙제생이었고, 3류 고교와 전문대학도 뒷문으로 간신히 입학했다. 직장에선 영업실적이 맨 꼴찌였다. 아버지 회사로 돌아와 공사 현장을 돌아다녔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일자리를 잃고, 바로 돈을 빌려 장사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니토리의 창업이다. 30평 가게에 1층은 가구매장, 2층은 개인 주거공간 형태였는데 23살 때였다.
늘 낙오자였던 니토리 아키오는 어떻게 이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첫째, 큰 뜻. 큰 뜻이란 '사람을 위해, 세상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고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이 일을 왜 하는가'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니토리 아키오는 27살 때 어려운 상황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간, 미국 시찰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바닥을 치던 그의 인생에 180도 변화가 일어나고 가구점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것은 어느 컨설팅회사가 주도한 ‘미국 가구업계 시찰 여행’이 계기였다. 그 여행에서 일본보다 월등히 앞선 미국의 시장을 목격하고 ‘미국의 풍요로움을 일본에 전파하고 싶다. 일본인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삶을 살게끔 하고 싶다’는 큰 뜻을 세우게 된다. 저자는 이것을 니토리 성공의 첫 번째 요소로 꼽는다. “내 힘으로 사람들 월급을 세 배 올려주기는 어렵지만, 가구 가격은 3분의 1로 낮출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 환경을 자유롭게 꾸미고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없었다면 그의 가구점은 동네의 고만고만한 업체들과 경쟁을 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초기에 니토리 아키오는 가구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산한 가구점이나 도매상에서 방출된 상품들을 현금으로 싸게 구입하였다. 그러다 제조사 공장을 찾아가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중간에서 이윤을 챙기던 도매상들은 이러한 니토리의 행적에 시장 물을 흐린다며 눈에 불을 켜고 감시에 나섰다.
그는 도매상의 눈을 피해 늦은 밤 혼자 트럭을 몰고 제조사 공장을 찾아 나섰고 지명 수배범처럼 전국을 떠돌았다. 결국 일본 내에서는 더 이상 거래처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대만 등 해외에서 매입을 시작했다. 창업 18년 째 되던 해였다. 해외에서 공수한 제품의 가격은 저렴했으나 사양과 품질기준이 맞지 않았다.
고객 클레임이 쏟아졌다. ‘해외에 여자가 있는 거 아니냐.’, ‘그 나라 거래처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다더라.’ 하는 헛소문까지 돌았다. 그러나 니토리 아키오는 멈추지 않았다. 니토리 매장을 찾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높은 품질을 갖춘 가구. 이 조건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니토리의 최종 선택은 해외에 공장을 지어 직접 생산하는 것이었다. 의류 업계의 SPA 방식을 도입해 가구업계 세계최초의 ‘제조·물류·소매업체’로 거듭났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주도하자 비용이 현저히 낮아졌고, 타협 없는 품질을 고수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비전. 거대한 목표를 사냥하기 위한 정교한 무기, '비전'은 앞으로 10~20년이 지난 시기에 꼭 달성해야할 장기목표로 구체적이어야 하며 특정한 수치를 목표로 삼고, 그 목표를 이루기 전에 걸리는 기한을 설정해야 한다. 30년 계획은 장기계획이다.
셋째. 의지. 할 만한 일이 아니라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일에 도전하라. 큰 뜻과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 리스크가 동반된다. 이 리스크를 짊어진 채 실패의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하지 않으면 결코 비전을 실현할 수 없다.
넷째, 집념. 집념은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뜻한다. 버클리대 수학교수 앨런 쇤펠트(Alan Shoenfelt)는 수학을 잘하는 것조차 지능과 재능이 아니라, 보통사람이 30초 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다섯째, 호기심.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비전으로 세운 수치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론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높은 목표다. 비전을 이루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 전혀 다른 접근법, 혁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정보를 끌어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절대 원대한 비전을 달성할 수 없다며 그는 "회사를 위해 직원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본인 발전을 위해 회사가 있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현장에서의 문제 해결과 직원들의 성장을 강조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큰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 설정과 계획으로, 실패해도 긍정적인 태도로 극복해가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다. 모든 기업과 조직이 혁신을 외치는데, 혁신의 시작은 성공적인 모방이다. 혁신이란 모방이라는 기초 위에 자신만의 특징을 더하는 것이다.
니토리는 미국의 가구 디자인과 유통방식을 모방해 홈퍼니싱하고, 유니클로와 같은 SPA 브랜드를 모방해 제조-유통-판매의 수직계열화. 택배회사와 종합상사를 모방한 물류센터와 물류자동화 그리고 이케아를 벤치마킹해 라이프스타일 제품 판매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저가·고품질의 독보적인 가격경쟁력, 영업마진율 확보 등을 통해 일본시장을 장악했다. 이어 중국시장 진출 가속화로 중국 내 매장 확대, 브랜드 인지도 강화, 이익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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