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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브랜드 B

아페쎄 (A.P.C) 간결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

by 7★★★★★★★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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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페쎄(A.P.C)는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장 투이투가 ‘이베르 87’이라는 이름의 남성복을 선보이면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프랑스어로 ‘창작과 제작의 아틀리에(Atelier de Production et de Creation)’라는 의미의 줄임말인 아페쎄(A.P.C)는 유행이나 시대의 변화를 좇지 않고 품질 높은 에션셜 아이템을 만드는 것으로 독자적 미학을 구축했습니다. 일본산 셀비지 데님, 하프 문 백, 주디스 샌들 같은 아이템이 대표적으로 파리를 비롯해 도쿄, 런던, LA 등에 세계적 팬층을 형성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A.P.C [출처 : 매거진B]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아페쎄(A.P.C)브랜드에 대해서 아페쎄(A.P.C)의 창립자 장 투이투와 매거진B팀의 인터뷰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읽다보면 아페쎄(A.P.C)가 어떤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는 매거진B(ISSUE NO.78) 아페쎄(A.P.C)에서 발췌했습니다.

 

Q : 패션 브랜드 겐조와 아네스 비를 거쳐 1987년 처음 ‘이베르 87’이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아페쎄를 시작했는데요. 그 당시 패션 신은 어떠했나요?

A : ‘이베르 Hiver(겨울) 87’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기간인 2년 동안 다른 브랜드에서 일했어요. 흔히 말하는 ‘고스트 디자이너’였습니다. 그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아페쎄는 1985년부터 조금씩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패션은 변함없지만, 당시에는 패션의 비중에서 옷이 90%, 액세서리가 10%를 차지했다면, 현재는 액세서리가 전체 비중의 90%를 차지합니다.

 

Q : 과거겐 현재에 비해 패션 산업에서 옷을 더 많이 다루었다는 이야기인가요?

A : 이전에는 옷, 그러니까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패션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면 요즘은 아니에요. 지금 사람들은 패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 옷을 쉽게 살 수가 없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에요. 그 대신 디자인을 카피한 대용품을 사는 것이죠. 저는 지금 소수를 타깃으로 하는 니치 마켓 애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패션을 이야기하는 것 입니다.

 

Q : 아페쎄는 ‘창작과 제작의 아틀리에’의 줄임말입니다. 아페쎄를 소개하는 보도 자료에는 ‘창작이 없는 옷은 영혼이 없고, 프로덕션이 없는 옷은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습니다. 창작과 프로덕션에 대한 당신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A : 만일 패션이 창작 쪽으로 치우치면 너무 잘난 체하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아무도 사지 않겠죠. 반대로 패션이 프로덕션 쪽으로 치우친다면 지난 시즌의 무드를 보고 컴퓨터로 뽑아낸 듯한 지루한 옷이 될 테고요. 아페쎄엔 바로 이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뭔가를 만들거나 행하는 공간을 일컫는 워크숍이자 아틀리에에서 창작과 프로덕션의 균형을 맞추는 일, 제겐 이것이 패션입니다.

 

Q : 파리에 와서 살펴보니 아페쎄 옷은 10대부터 60대까지 누구나 소화할 수 있는,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복이자 일종의 ‘에션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 : 아페쎄가 에션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움, 정확하게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저희의 진정한 목표입니다. ‘숨겨진 아름다움’이 아페쎄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아름다움을 내포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 것요. 저희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내포하기 위해 아페쎄는 어떤 노력을 하나요?

A : 사람들이 저희가 하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게끔 만드는 겁니다. 솔직히 저는 어떻게 하면 패션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어요. 실제로 과거에 그렇게 해본 적도 있죠. 몇 가지 확실한 트릭이 있거든요. 하지만 아페쎄는 그 길을 가지 않지요. 저희가 잘난 체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야심(ambition)이 있기 때문이죠. 그것이 예술적으로 더 흥미롭다고 믿기도 하고요.

 

Q : 아페쎄의 모든 컬렉션은 엄격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친다고 들었는데요.

A : ‘엄격한(rigorous)’ 디자인이란 건 추장적인 생각으로만 디자인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아페쎄는 정확한 계획을 갖고 옷을 만들죠. 저와 아트 디렉터인 쥐디트 투이투가 아페쎄의 큰 그림을 그리고, 그 다음에 디자이너들과 어떤 아이템이 필요할지 상의합니다. 그 자리에서 결정된 디자인은 곧바로 본사 바로 옆에 있는 아틀리에에서 샘플로 만들고 피팅 작업으로 이어지죠. 이후로 피팅과 수정을 반복하고요. 피팅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Q : 오래 사랑받고 회자되는 클래식을 완성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 패션이 지닌 아름다움 내지 클래식은 1mm씩이라도 조금씩 변화합니다. 트랜치코트를 예로 들면 일흔 벌 정도의 비슷비슷해 보이는 트랜치코트가 있다 치더라도 깃이나 핏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죠. 그처럼 아페쎄는 진화하는 클래식을 만들어냅니다.

 

Q : 아페쎄 이후로 아크네 스튜디오나 안드레아크루, 베트멍 같은 브랜드들이 개인이 아닌, 집단에 ‘디자인 크레디트’를 돌렸고, 하나의 크리에이티브한 집단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한 바 있어요. 처음부터 집단에 대한 중요성을 계획하고 출발했나요?

A : 브랜드를 시작한 초창기부터 제게는 ‘집단(collective)’이 함께 만들어낸 디자인이라는 아이디어가 중요했습니다. 저에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이 언제나 큰 영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집단을 중요시하는 큰 틀은 아페쎄의 초창기나 현재나 같습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현존하는 브랜드는 모두 집단이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죠.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하는 브랜드는 세상에 없어요. 저희는 단지 그걸 인정했을 뿐이고, 최근에 그런 취지로 일해나가고 있는 다른 브랜드들 또한 마찬가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Q : 아페쎄는 칼하트 Wip, 제시카 오그든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고 있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많은 브랜드입니다. 아페쎄와 함께할 파트너를 찾거나 선택하는 데서 특정한 기준이 있다면요?

A : 저는 그들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삶에서 그들을 만난 거죠. 선택이라기 보단 ‘팔로잉 following’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지금 세계는 어떤 식으로든 무너지고 있어서 여럿이 힘을 모아 그룹을 형성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패션 필드는 몇몇 거대한 그룹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고, 그 속에서 저희처럼 작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의 힘이 필요합니다. 인터랙션을 홀로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다른 걸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 카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을 실천하는 프로젝트에요.

 

Q : 아페쎄 하면 데님, 하프 문 백, 주디스 샌들 등 상징적인 아이템을 많이 보유한 단일 브랜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징적인 아이템을 보유한 것이 브랜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A : 물론이죠, 프랑스에만 300명의 직원이 있어요. 스테디셀링 아이템들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저는 돈 버는걸 거부하지 않아요. 단지 돈의 ‘노예(prostitute)’가 되기 싫은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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