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 활동 자제하는 美 소비자들
최근 한 달 가까이 대형 쇼핑몰이나 소규모 매장 등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소매업자들은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한 채 몇 되지 않는 ‘오픈한’ 상점으로 향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제는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됐다. 이 상황에서 의문을 하나 던져 본다. 모습을 감춘 오프라인 소비자들은 과연 돌아올 것인가?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언젠가는 지역별 강력한 규제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결국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과 태도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다.
소비자가 찾는 식품이 달라진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Mintel의 ‘미국의 코로나19: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 보고서(Covid-19 in the US: What’s Happening Now?, 2020년 3월 발간)에 따르면 지금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오랜 보관이 가능한 ‘보존 식품’이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아 온 천연·유기농·지속가능성 등의 트렌드에서는 신선 식품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보존 식품이 한순간에 시선을 강탈한 것이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본인이나 가족의 피치 못할 감염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할 것이고 이에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여기에서 우선순위가 되는 조건은 ‘저장이 편리한 식품’인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 Walmart의 웹사이트에서도 많은 종류의 통조림, 캔 등의 보존 식품들의 품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소비자들이 찾는 식품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 혹은 추구하는 생활 방식에 따라 보존 식품이나 가공식품 섭취를 피해 왔던 소비자들이 다시 이러한 보존 식품을 구매하는 데에 코로나19는 ‘매우 좋은 핑계거리’가 될 수 있다고 Mintel은 분석했다.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들가 장 보는 횟수를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통조림, 캔, 냉동, 건조식품 등의 보존식품을 더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건강이 재산’, 美 소비자의 달라진 건강 관념
‘건강이 재산(Health is Wealth)’이라는 말은 이제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각인된 듯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 앞에서 인류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더욱더 와 닿는 말이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건강 및 의료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이와 같은 시기에 소비자들은 원격으로 이뤄지는 의료 서비스인 ‘텔레 헬스(Telehealth)’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Mintel은 분석했다. 많은 소비자들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병원 방문하기를 기피하고 있어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기본적인 건강 체크나 의사와의 원격 진료까지도 가능한 텔레 헬스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텔레 헬스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칼로리 조절, 스트레칭, 간단한 운동 등을 혼자 할 수 있도록 돕는 각종 건강 관련 모바일 앱들 또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마스크가 이제는 미국에서도 일상이 됐다. 황사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한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아픈 사람으로 인식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소비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생필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입장하려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규제도 생겨났다. 지역사회와 힘을 합쳐 면 마스크를 제작해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의류 생산기업들도 늘어났고 YouTube 등 SNS에서는 마스크 직접 만들기 등의 수많은 영상이 공유되며 소비자들 관심의 변화를 증명하고 있다. Mintel에 따르면 앞으로는 직물(Fabric) 마스크뿐만 아니라 필터(Filtration)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 관심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의 ‘스테이케이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
자택 대기 명령이나 도시 봉쇄 등으로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여행이나 모임·행사 등을 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멀리 이동하지 않으면서 가벼운 여가를 즐긴다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트렌드가 포착된다. 자택 대기 명령 등의 지역별 규제가 완화된 뒤에도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이나 원거리 이동을 자제하는 대신에 상대적으로 가깝고 붐비지 않는 지역 내 소규모 호텔 등 숙박업소나 동네의 작은 레스토랑 등에서 조용한 여가를 보낼 것이라고 Mintel은 예측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지속되며 GrubHub, DoorDash, Postmates, UberEats와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들은 호황을 겪고 있다. Forbes의 분석에 따르면 UberEats의 가입자 수는 4월 초 기준 약 30%가 증가했고 신규 가입하는 배달 드라이버 또한 늘어났다. 매출 또한 약 10% 증가했다. 이를 통해 요식업계의 많은 소비자들이 배달 서비스로 외식을 접하며 ‘스테이케이션’을 보내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러한 소비자 움직임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쇼핑에 대한 인식 바꾸는 소비자들
미국 소매업계 전문 미디어 Retail Dive에 따르면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e-Commerce marketplaces) 이용량은 지난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한 주에만 약 14% 증가했다. 이처럼 이제 온라인 쇼핑은 미국 소비자들의 일상이 됐다. 사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의 변화나 백화점과 같은 유통업자로부터의 쇼핑에서 소비자 직접 구매 방식(DTC; Direct-to-consumer)으로의 변화는 이미 전부터 겪고 있던 중요한 소비자 트렌드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를 더욱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 Retail Dive의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지역별 규제가 서서히 완화되더라도 이번 팬데믹을 몸소 겪은 많은 소비자는 ‘예전에 구매하고 소비하던 만큼의 많은 것들이 사실 모두 필요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고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고 덜 소비하는(Consuming less) 방식을 어느 정도 고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불경기와 낮아진 소득 등이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높다.
시사점
앞서 살펴봤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생필품, 외식, 건강, 쇼핑 등 소비자들은 많은 분야에서 기존과는 정반대의 혹은 기존 흐름의 방향으로 더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현지 비즈니스 컨설팅 분야에 몸담고 있는 K매니저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더 적게 소비하는 움직임은 전부터 지속된 핵심 트렌드인 ‘지속가능한 소비’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더 큰 확산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소매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필요로 하는 모든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행동 변화를 신속히 파악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에 따라 각종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회의 발굴이나 기회의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존 식품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식품 업계에서는 좁거나 제한된 장소에서도 보관이 용이한 효율적인 패키징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통조림, 캔, 냉동식품 등이 지속적인 주목을 받는 시점에서 이는 식품 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 포장 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겠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지금 소매업계에서는 ‘소비자 직접 판매(DTC)’ 방식이나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내의 마켓플레이스 등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된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NS 등을 통한 디지털 소통이 더 활성화되고 있기에 SNS를 통한 마케팅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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